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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기 회사들 구직자 울린다
허위구인광고에,다단계식 판매강요까지
 
김희원기자
 



유명 정수기 회사들이 영업사원 모집을 놓고 관리직이나 사무직을 채용한다는 허위 구인광고를 내 구직자들을 울리고 있고 게다가 다단계식 판매를 우회적으로 강요하고 있어 날로 심각한 사회문제가 돼가고 있다.

대표적으로 신생 정수기 회사인 l정수기와 w사 정수기를 들수가 있다. 자칭 w사의 분사 업체라고 주장했던 j사는 지난해 부도가 나면서 l정수기와 합류한것으로 알려져있고 l정수기는 l그룹 계열사인냥 이름을 남용해 불법 영업을 자행하고 있다.

거기에 더해 허위구인 광고를 통해 영업직을 모집하고 있으며, 유명 정수기 회사인 w사의 정수기도 운영방식에 있어서 크게 다를바 없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특진"이라는 이름으로 본인이 직접 정수기를 구입할것을 요구하고 있어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안산에 사는 20대 휴학생인 이모씨는 직장을 구하기 위해 정보지를 뒤지기 시작했다. 경기도 어렵기 때문에 일할 곳이 마땅치 않을 거라 생각했지만 예상외로 좋은 근무조건과 높은 월급을 제시하는 곳을 쉽게 찾아 볼 수가 있었다.

그는 광고를 여러군데 훓어본 뒤 일단 전화를 해서 문의를 했다. 전화를 받는 여직원은 사무직원을 구하고 있고 간단한 서류정리와 전화 받는 업무를 할 사람을 구한다고 설명하며 면접 시간과 장소를 일러줬다.

며칠 후 이사라는 사람에게 면접을 봤다. 그 사람은 이사라는 직함에 비해 20대 후반에 매우 젊은 사람이었다. 꽤 그럴듯한 면접 채점표를 들고 점수를 매기더니 "oo씨는 경력이 많고 4년제 대학을 나왔으니 당장 내일부터 출근하세요. 보통은 처음 입사해서 수습인데 내 권한으로 개인 책상도 내줄거고 팀장급으로 대우해줄께요. 경력도 아주 많고 그래서 내가 oo씨와 같이 일하고 싶어서 그래. 내일부터 출근해서 직원들 관리하고 사무적인 업무를 하면 됩니다." 하며 매우 좋은 근무 조건을 제시했다.

그리고 출근 첫 날부터 그는 다른 입사자들과 함께 교육을 받기 시작했다. 이사님은 "이곳은 w사에 이사진이 따로 나와 창업한 회사야. 나도 그때 함께 나왔어. 이곳에서 난 짧은 기간만에 많은 매출을 올려 급승진한 거의 신화같은 존재야.
부장 아래 여러명의 영업사원이 있는데 그 영업사원이 매출을 많이 올리면 올릴수록 부장은 많은 월급을 받을 수 있어.우리 사무실에 김부장은 한달 월급이 몇천이야..월급통장을 보여줄까? 여기 부장들 모두 20대 후반인데 여러분도 그렇게 될 수 있어." ......

그리고 여러명의 부장이라는 사람들에게 돌아가면서 교육을 받았다. 회사 제품의 우수성과 영업방식에 대해 몇 시간을 계속해서 교육을 시키는 것이었다.

교육을 받던 중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한 여 신입사원은 그에게 " 저기요 전 사무직 일한다고 해서 출근한건데 저도 영업해야 되는 건 아니겠죠? 부장님에게 물어봐도 아무 말씀 없으시구요. 괜히 걱정되서요"라며 걱정스런 눈빛으로 얘기를 했지만 그도 " 저도 사무직이라고 했는데 설마 그러겠어요?"

그런 교육으로 며칠이 흘렀다. 본사의 부사장님이라는 분이 그 영업장을 방문했다. 역시 3시간에 가까운 세미나를 받아야 했다.

부사장은 " 이곳 안산에 우리가 처음 영업장을 만들어 황무지 같은 곳입니다. 여러분은 행운아예요. 보통 수습에서 부장급으로 오르려면 2천만원 이상의 매출은 올려야 하는데 빨리 기반을 잡아야 하기 때문에 이번에 특진에 기회를 드리겠습니다. 보름안에 천만원의 매출만 올리세요. 그럼 특진시켜주겠습니다. 다른 부장들 통장을 한번 봐보십시오. 부장급으로 오르면 한달에 월급이 어떻게 되는지.박부장 이분들에게 통장보여줘!.. 기회를 놓치지 마십시오"

세미나가 끝난 후 부장이라는 사람들이 신입사원들에게 " 우린 절대 다단계 아니예요. 부사장님이 저렇게 얘기 하니까 정말 우리 다단계 같다" 하면서 농담을 주고 받았다.

그는 잠시 후 이사님에게 면담을 요청했다." 전 사무직이라고 해서 온거지 영업하러 온게 아닌데요. 저 그만두겠습니다" 이사님은 " 그러지 말고, 아무한테도 말하면 안돼. oo씨만 내가 특별히 도와줄게.
내 관리자들 실적을 oo씨한테 빼줄테니. 천만원이 힘들면 세대만 팔아와. 영업장이 이제 막 생겨서 특진이 있는 거야. 기회를 놓치지마 .부장급되면 한달 월급이 천만원 이상이야. 부장급 오르면 아래 관리하는 사람들 수익만으로 월급받는 거야. 세대가 힘들면 한 대만이라도 실적을 올려. 못팔겠으면 oo씨가 본인이라도 직접 구입해. 손해 볼거 없잖아. 카드로 사더라도 부장 한달 월급이 얼만데 한달 후 그걸로 갚으면 문제 해결되고. 손해 볼거 전혀 없어. oo씨한테만 기회를 주는 거야.".......

이모씨는 그렇게 거의 1주일이라는 시간을 그곳에서 보낸 후 그곳을 나왔다. 허위 구인광고에도 모잘라 다단계식 판매로 구입을 강요하기까지 하다니...

몇일이 지난 후 마음을 추스르고 다시 구인광고 정보지를 뒤지기 시작했다. 장소와 위치를 이런 정수기 회사들의 영업장은 전국 도처에 수없이 흩어져있다. 이들 회사의 공통점은 첫째, 사무실 어느곳에도 회사이름이나 간판을 내걸지 않은 채 운영한다는 것이다. 처음 이곳에 방문한 사람은 이곳이 무엇을 하는 회사인지 전혀 알 수가 없다.

둘째, 정보지 구인란에 회사 이름을 명시하지 않고 명시하더라도 담당자가 다르게 여러개의 구인 광고를 낸다. 그리고 대부분이 무슨일을 하는 회사인지 정확히 설명해주지 않고 전자제품을 관리하는 회사라고 애매모호하게 말한다.

셋째, 영업사원 모집임에도 불구하고 사무직이나 관리직을 채용한다고 명시한다. 특히 아주 좋은 근무 조건에 높은 급여를 제시해 구직자들을 현혹시키고 있다. 심지어 특진이라는 이름으로 직접 구매할 것을 요구하기도 한다.

넷째, 구직자들에게 신뢰감을 심어주기 위해 유명 정수기 회사에서 분사 했거나 계열사임을 강조한다. 하지만 얼마전 영업을 시작한 l정수기 회사는 l그룹의 계열사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 이름을 남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l전자 한 관계자는 " 그곳은 저희 회사 협력업체였는데 저희 이름을 남용해 불법 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어떠한 계약도 체결한 적 없고 앞으로도 계약을 할 생각이 전혀 없기 때문에 법적 소송에 들어간 상태입니다."

이들 업체 뿐만 아니라 유명정수기 회사 w그룹도 역시 영업 사원 모집방식은 물론이고 다단계식 판매방법을 통해 직접 구입할 것을 요구하는 것도 크게 다를 바 없었다. 인천에 사는 22살의 김모씨는 " 한달전 w회사에 사무직 구인 광고를 보고 갔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영업직을 구하는 것이어서 속은 기분에 너무 화가 났어요. 한달이라는 시간만 낭비한걸 생각하면 지금도 어이가 없어요"

w사의 한 관계자는 "절대 저희 본사에서는 허위구인광고나 판매방식에 대해 지시한적이 없습니다. 신고가 들어오면 영업장에 경고조치를 하고 그래도 시정되지 않으면 폐쇄 시키고 있지만 지방에 수십 곳에 영업장이 있어서 저희가 일일이 관리 할 수가 없는 실정이예요."

해당 기업들의 이런 소극적인 대응방식으로 인해 피해자는 점점 늘고 있고 담당기관에서 조차도 수수방관하고 있는 상황이다. 노동부 고용안정센터 관계자는 "신고가 들어와 접수되는 대로 경찰에 신고하는 게 저희가 하는일에 전부입니다. 저희가 뭘 더 어쩌겠습니까?" 이렇듯 해당 기관에서의 단속조차도 제대로 되고 있지 않아 문제는 더욱 더 심각해지고 있다.

이런 사회현실은 실업이 날로 증가되고 있는 가운데 애타는 구직자들에 가슴을 더욱 답답하게 하고 있다.

영업직이나 다단계가 잘못됐다는 것이 결코 아니다. 지금도 영업이나 합법적인 다단계 분야에서 열심히 희망을 향해 뛰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이들 정수기 회사의 가장 큰 문제점은 간절히 구직을 희망하는 사람들에게 허위 구인광고를 내 실망감을 주고 있고 거기에 더해 고액의 연봉을 제시하며 심지어는 다단계 판매 방식으로 본인이 직접 구매할 것을 교묘하게 요구하는 것이다.

담당기관에서의 적극적인 대응방식을 기대하기 어렵다면 피해자들의 적극적인 대처방식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이런 일을 경험해도 그냥 넘기는 것이 아니라 신고를 통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 또 다른 피해가 없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사입력: 2004/02/07 [00:00]  최종편집: ⓒ 전남조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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